3월의 어느 날.
나는 하고야 말았다.
K1E1전차
! 전.차.포.사.격 !
그때 당시 나는 일병 말이었다. (일병 6호봉 즈음 되었을 거다.)
분명 3월이었지만 날씨는 과장 조금 보태서 한 겨울의 날씨에 칼바람이 불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주둔지에서 전차를 트레일러에 적재하고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약 1시간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훈련장은 주변이 온통 산자락밖에 없었고 표적지 주변은 식물이 피어난 흔적이 없었던 것처럼 민둥산이었다. 자잘한 이야기는 각설하고 전차포사격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우선 전차포 사격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는 영점사격이다. 우리가 소총을 사격하기 전에 영점사격이 있는 것처럼 전차포도 영점사격을 실시한다. (신기하쥬?) 영점사격은 우선 3발을 쏜 후 영점확인사격과 영점이 잡히지 않을 경우에는 잡힐 때까지 사격을 하기도 한다.
내가 타고 있던 단차(전차)는 이미 영점이 잡혀있었던 단차였기에 영점확인사격만 실시하면 됐었다.
사격이 실시되고 한 줄로 빼곡하게 정렬해 있던 전차들은 자신의 순서대로 사격을 실시했다.
내가 타고 있던 단차는 마지막 순서였기에 오랫동안 대기를 하며 옆에서 사격하는 전차들을 지켜봤다.
어떻게 지켜봤냐고? 바로 포수 조준경으로 ! ㅋㅋㅋ 나는 전차포수였기에 조준경을 바라보며 표적지에 내리꽂는 전차포탄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조준경은 배율로 보여주기때문에 표적지에 명중하는지, 불명되는지 볼 수 있었다. 중앙흑점에 명중하는 전차부터 다른 곳으로 세어나가는 포탄들을 볼 수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며 지루해진 그 순간. 드디어 나의 차례가 왔다. 두근두근 떨렸고 긴장했다.
사실 나는 전차포사격을 해본 적이 있다. 바로 자대배치를 받기전 육군 기계화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 실사격을 진행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떨렸던 이유는 위험한 장비와, 시끄러운 엔진과 유압소리, 그 분위기가 나를 압도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한, 잘못될 경우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한 훈련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1000m 너머에 솟아있는 표적지를 보고 있었고 전차장님(1개 단차를 지휘하는 간부.)은 무전으로 크게 소리치셨다. "포수 대탄! 전방 영점표적!"
나는 외쳤다. "표적확인!" 옆에서는 철컹! 거리는 소리와 함께 탄약수의 무전이 들렸다. "장전 끝!"
장전 끝의 외침이 끝나자 나는 다시 외쳤다. "조준 끝!"
잠깐의 정적과 함께 다시 전차장님의 무전사이로 외침이 들렸다. "쏴!!"
쏴! 라는 동시에 나는 복명복창을 하며 검지에 힘을 주며 격발 스위치를 당겼다.
덜컹! 좌측에선 폐쇄기가 후퇴하는 소리와 함께 웅장한 탄피가 배출되며 하얀 연기가 내 코를 찔렀다. 화약냄새였다. 사격이 있은 후 몇 초후에 통제탑에서 명중위치를 말해줬고 다행히 영점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렇게 영점사격은 완벽하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큰 사건이었던 실사격. 즉 측정사격은 다음 2편에서 쓰도록하겠다!
ps. 사실 나 자신이 쏘는 것 보다 옆 전차에서 쏘는 소리와 충격이 더 강한 느낌이다.
내 자신이 쏘는 경우에는 견착(?) 이마가대에 이마를 제대로 붙이고만 있으면 덜컹거리는 소리와 약간의 충격밖에 없다. (처음 후반기교육에서 사격할 때는 쫄려서 제대로 견착하지 못해 충격이 더 컸던 것도 있다.)
하지만 옆에서 쏘는 경우에는 충격과 진동, 소음이 제대로 전해진다. 송수화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그 굉음은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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